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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은 당뇨병 환자?

써미트 2010. 1. 29. 13:00

세종대왕은 당뇨병 환자?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은 사실 당뇨병 환자였다. 훈민정음 4년 후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당뇨병을 주범으로 꼽고 있다. 35세 이후에 당뇨병을 얻은 그가 적절한 처방이 없었던 당시에 54세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한다.

조여원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교수는 “세종대왕의 식사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으나 세종실록에 의하면 세종대왕은 식성이 좋아 하루 4끼 식사를 하였으며 주로 육식을 즐겨 수라상에 고기반찬이 없으면 수저를 들지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며 “또한 비만한 체구라 당시의 왕들이 즐기던 사냥과 같이 몸을 움직이는 놀이에는 흥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즉, 당뇨병 환자들의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 비만과 친한 반면, 당뇨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운동은 싫어한 셈이다.

역사가 기록하고 있는 그의 병력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세종실록을 보면 세종 7년(29세) 무렵, 정신적 과로로 인한 두통과 이질을 겪었다고 돼 있으며, 세종 13년(35세)에는 찌르는 듯 아픈 풍질이 고질병으로 체중이 급격히 감소해 옷에 맨 허리띠가 흘러내릴 정도였으며 하루에 한 동이 이상의 물을 마셨다고 한다.

물을 많이 먹는데도 오줌은 적게 나오는 소갈증을 앓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 30대 중반부터 안질(眼疾)을 앓아온 세종은 눈이 점점 나빠져 시각 장애자가 됐다. 현대의학의 관점에서 볼 때 대표적인 당뇨병 합병증인 당뇨병성 망막증을 겪었던 것이다. 그는 이 눈병을 고치기 위해 약도 쓰고 온천행도 즐겼다. 이때 유명해진 온천이 바로 충북 청원군에 있는 초정약수다.

세종의 당뇨 합병증은 시각장애뿐만이 아니었다. 혈관에 문제가 생기다 보니 감각이 둔해져 옆구리의 종창과 풍질로 한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지도 못했다. 또 족부가 썪어 들어가는 당뇨발을 앓아 보행도 어려웠다고 한다.

조여원 교수는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동안 세종대왕은 의서편찬과 음식에도 많은 관심을 두었으나 정작 본인의 수라상에는 적용시키지 못했다”며 “육류와 채소가 조화를 이루는 균형잡힌 식생활을 하고, 궁 안에서라도 이동시에는 걸어다니도록 노력하며, 업적을 이루고자 할 때 따르게 되는 스트레스를 적절히 푸는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도 훈민정음에 필적할 만한 위대한 업적들을 많이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