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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후 여성 30% 이상에서 발병… ‘소리없는 뼈 도둑’ 잡아라...

써미트 2009. 10. 19. 08:25

50세 이후 여성 30% 이상에서 발병… ‘소리없는 뼈 도둑’ 잡아라

국민일보 | 입력 2009.10.18 17:50

 
20일은 세계 골다공증의 날이다. 골다공증은 뼈를 구성하는 콜라겐과 칼슘이 줄어 전체적인 뼈의 양과 강도(골밀도)가 감소하고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데다 아프지도 않아 실제 골절이 생기기 전까지는 알아채기 힘들다. 때문에 '소리없는 뼈 도둑' 또는 '침묵의 질환'으로 불린다. 50세 이후 여성의 발병률이 30%에 달하며 엉덩이 관절 골절로 이어지면 합병증으로 1년 안에 목숨을 잃을 확률도 20%에 이르는 무시못할 병이다. 그럼에도 국내 55세 이상 골밀도 검진율은 10%밖에 되지 않아 많은 여성들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위험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골다공증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아무리 좋은 치료를 받는다 해도 그 효과에 한계가 있다. 적극적인 예방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골다공증, 이런 사람 특히 주의=골다공증을 앓는 사람의 90%는 폐경기 여성이다. 뼈의 양은 보통 20대 말에서 30대 초에 최고 상태에 도달한 뒤 그 이후부터 아주 조금씩 소실되다 폐경이 되면 골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민용기 교수는 "폐경기에는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이 급격히 줄면서 새로운 뼈 세포가 자라지 않고 기존 뼈 세포는 녹기 때문"이라면서 "여성들은 폐경기인 50세 전후 뼈 상태를 알 수 있는 골밀도 검사를 반드시 받아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나이와 무관하게 뼈가 소실되는 경우도 많다. 폐경이 아니더라도 자궁 절제술을 받았거나 난소를 제거했다면 여성 호르몬 수치가 낮아 일반 여성보다 골다공증 위험이 높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신경성 식욕부진 환자들도 마찬가지.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몸의 대사 기능을 높이므로 뼈뿐 아니라 근육, 지방이 모두 소진된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도 같이 오는 것. 신경성 식욕부진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과도하게 체중이 줄면서 생리를 하지 못하게 되고 곧 여성 호르몬 분비 부족으로 이어져 '폐경 후 상태'와 유사하게 된다. 게다가 먹지를 않아 근육과 뼈가 약해지고 부러지기 쉽게 되는 것이다.

천식이나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에 많이 쓰이는 스테로이드 제제는 '뼈에 가장 나쁜 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테로이드 약물을 오래 복용하면 여성 호르몬 분비가 억제되고 뼈 생성을 막아 폐경 후 오는 골 소실과 비슷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 따라서 이 약을 쓸 때는 의사 상담을 통해 반드시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이밖에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운동 부족형,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한 저체중, 대사증후군이 있는 이들 또한 골다공증 위험군"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예방 하려면=꾸준한 칼슘 섭취를 통해 평소 뼈를 튼튼히 해 놓는 것이 최선이다.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은 우유, 요구르트, 치즈, 콩, 두부, 멸치, 미꾸라지, 뱅어포,어묵, 게맛살, 새우, 명태, 조기, 무청, 시금치, 깻잎순, 달래, 쑥갓, 브로콜리 등이다.

성인의 하루 칼슘 권장량은 800∼1000㎎이며 폐경기 여성은 1500㎎이다. 이 용량을 채우려면 매일 우우 2잔(칼슘 400㎎), 멸치 반 접시(400㎎), 시금치 반단(200㎎), 종합 비타민제 1알(200㎎), 치즈 3장(300㎎)을 모두 먹어야 한다. 따라서 이런 식품을 매일 먹기 어렵다면 칼슘 보충제를 따로 복용해야 한다. 이때 칼슘 흡수를 돕는 영양분을 함께 섭취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특히 비타민 D는 칼슘의 장내 흡수를 촉진한다. 골절을 막으려면 하루 800 IU 이상 먹어야 한다. 비타민 D는 표고버섯, 무 말랭이나 연어 고등어 정어리 뱀장어 등 기름진 생선에 많이 들어 있다. 녹차에 많이 들어 있는 탄닌 성분,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칼슘 배출을 촉진시키므로 과다 섭취는 좋지 않다.

안산튼튼병원 척추센터 박진수 원장은 "비타민 D는 햇빛 쬐기를 통해 피부에서도 많이 생성되기 때문에 외출이나 운동할 땐 얼굴 만 가리고 나머지 신체 부분은 일광에 노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루 30분 씩 땀이 날 정도로 1주일에 4∼5회 체중을 싣는 운동을 하거나 걷는 것도 좋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