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이야기

부친 병수발 15세 소년 서울대 정시합격...

써미트 2010. 2. 8. 22:30

부친 병수발 15세 소년 서울대 정시합격

연합뉴스 | 입력 2010.02.08 15:29 | 수정 2010.02.08 15:30 | 누가 봤을까? 10대 여성, 경상

 

(천안=연합뉴스) 이우명 기자 = 신장을 이식한 아버지의 병시중을 들며 독학으로 서울대 생명과학부 정시모집에 합격한 15세 소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충남 천안 용암초교를 졸업한 박인국(15)군.  
용암초 6학년에 재학중이던 2005년 당시 박군은 담임권유로 천안교육청 영재교육원에 합격하고 천안 쌍용중으로 진학해 각종 과학 경시대회를 휩쓸었다.  

삼성자동차에 근무하는 아버지 박 우(48)씨의 전근으로 경기도 병점중학교로 전학했던 박 군은 과학자의 꿈을 이루려고 지난해 1월 KAIST 부설 국립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평소 고혈압을 앓던 아버지가 갑작스레 신부전증이 악화되면서 어머니의 신장을 타인에게 기증하고 아버지가 3자의 신장을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게되면서 입학 1개월만인 지난해 2월 아버지 병 간호를 위해 학교를 자퇴했다.

한 달여의 입원 끝에 성공적인 이식이 이뤄지자 박군의 부모들은 퇴원했고 지난해 4월부터는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가 출근을 하게 되면서 박군은 본격적인 검정고시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7월에 치러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박군은 곧바로 수능시험 준비에 들어가 '과목수업'을 위해 재수학원에 등록했고 4∼5살 많은 형, 누나들과 나란히 공부해 15살의 어린 나이에 당당히 서울대 2차 논술을 통과, 최종 합격을 통보받았다.

박군은 "부모님이 모두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불효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며 "부모님은 반대하셨지만 학교를 자퇴하기로 결심했고 지금도 그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군은 "초등학교 시절 영재교육원에서 생명과학분야에 처음 관심을 가졌고 노벨상을 받겠다는 꿈을 잊은 적이 없다"며 "대학에 진학한 만큼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lwm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