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건강 지킴이] ‘담배와의 전쟁’ 나선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
“어른의 담배를 든 손이 아이들 코 높이입니다. 걸어가며 담배를 피우면 연기는 물론 아이의 얼굴과 눈 등에 치명적인 화상을 입힐 수 있어요. 선진국일수록 금연운동을 실내에서 거리·공원으로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그 역시 젊은 시절 하루 한 갑 정도 담배를 피웠다.
“폐암으로 진단된 45세된 제 환자가 열흘 만에 죽는 걸 봤지요. 당시 제가 35세였는데, '나도 10년 뒤면 저 환자처럼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흡연으로 암이 생기는 것은 결코 운이 아니라 인과관계가 분명한 과학입니다.”
그렇다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의 폐암 발생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남자는 폐암 환자의 90%가 흡연자이지만 여성은 85%가 비흡연자입니다. 분명한 것은 비흡연자라도 대부분 아버지 또는 할머니가 흡연자였다는 사실이지요. 세포가 한창 분열하는 성장기엔 간접흡연으로도 충분히 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정부의 암정복 10개년 계획에 따라 2001년 설립된 국가 병원. 예방사업으로 암 발생률을 낮추고, 조기 진단· 치료를 통해 사망률을 낮춰야 하는 소명을 갖는다. 이진수 원장은 박재갑 초대원장에 이어 지난해 2대 원장에 취임했다.
“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암 치료 성적을 자주 물어요. 주요 암의 5년 생존율을 보면 비슷하거나 우리가 훨씬 높은 걸 알 수 있지요. 예컨대 위암은 56.4%로 미국 24.7%의 두 배, 간암도 미국 11.7%에 비해 우리나라가 18.9%로 훨씬 높습니다.” 이 밖에 대장암(미국 64.4%, 한국 64.8%), 유방암(88.7%, 87.3%), 갑상선암(96.9%, 98.1%) 등은 비슷하다. 단지 미국 남성의 3분의 1이 걸린다는 전립선암이 76.9%로 미국(98.9%)보다 떨어진단다.
특히 그가 맡고 있는 폐암 분야에서 국림암센터의 성적은 탁월하다.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56%로 15%대 국내외 성적을 훨씬 웃돈다. 하지만 그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저는 환자에게 '살기 위해 치료합니까. 치료하기 위해 삽니까'라고 물어요. 암을 뿌리 뽑는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늙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듯 암도 삶의 일부로 수용해 순응해야 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4기 환자라도 포기하지 않고 힘든 치료를 잘 따라오십니다.” 그는 환자의 투병 의지를 높이기 위해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환자 설명회를 연다. 또 5년 이상 생존한 암환자를 격려하는 행사도 열어준다.
국립암센터는 설립 8년째를 맞지만 이미 세계 최고 암센터의 토대를 마련했다. 암연구와 암예방 선도기관으로서의 위상은 이미 일본 등 의료선진국 등이 벤치마킹할 정도.
“암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고, 의료산업의 기반을 마련해 국부를 창출하는 기관으로 성장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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