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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망치는 주범(主犯) ‘담배’....

써미트 2009. 7. 6. 15:20

혈관 망치는 주범(主犯) ‘담배’

국민일보 | 입력 2009.07.06 12:56 | 수정 2009.07.06 13:02

 
심근경색·고혈압·뇌졸중 등 각종 혈관질환 유발 … 혈관 나이 10년 늙게 만들어

[쿠키 건강]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은 흡연자든 비흡연자든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흡연자의 경우 한 번 쯤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담배를 피우면서 '금연하면 금방 좋아진다는데 좀 더 피우다 끊어도 되겠지' '아무리 담배 피워도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도 많던데, 뭘......'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내심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담배가 막연히 몸에 나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혈관 건강의 가장 큰 적이 담배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실상 그리 많지 않다. 담배는 40대 가장에게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인 심근경색·협심증 등 관상동맥질환을 불러오는 주범이다. 또 고혈압, 심부전, 대동맥 및 말초동맥질환, 부정맥, 뇌졸중 등 각종 질환의 유발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이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골초왕국이라는 칭호까지 듣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과 여성의 흡연율이 급증함에 따라 흡연에 따른 폐해는 물론 국민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극에 달하고 있다. 문답 형태로 흡연이 혈관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대해 알아봤다.

Q. 흡연이 혈관을 10년 늙게 만든다는데.....

A. 담배를 피우면 피 속에 일산화탄소가 많아지게 되는데 일산화탄소는 산소에 비해 헤모글로빈에 대한 친화력이 200배 높아 쉽게 산소와 결합하게 된다. 일단 헤모글로빈이 일산화탄소 분자들을 수용하면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으로 전환되고 이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은 적혈구의 산소운반능력을 영원히 약화시킨다.

산소전달능력에 장애가 있으면 인체는 심장과 폐에 더 많은 산소를 요구하게 되고 이는 심장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렇게 되면 혈관벽에 손상을 주고 혈소판의 응집력이 강화돼 혈전 형성이 용이해지며 혈소판에서 증식인자 분비를 촉진시켜 동맥벽의 병적인 이상증식을 촉진한다.

Q. 흡연으로 인한 혈관 질환과 그 기전은?

A. 흡연은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 협심증 등), 고혈압, 심부전, 대동맥 및 말초동맥질환, 부정맥, 뇌졸중 등의 질환을 유발시킬 가능성을 높인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담배의 니코틴은 심장박동수와 심장 수축률을 높이게 된다. 니코틴이 신경계를 자극해 분비된 노르에피네프린이 심장과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킨다.

② 혈관벽의 미세한 손상을 초래해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③ 급격한 죽상반 파열에 의한 혈전 생성으로 혈관이 갑자기 막혀 심근경색 및 뇌경색 등 급성질환을 야기한다.

④ 강력한 말초혈관수축제로 작용하고 말초동맥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킨다.

⑤ 관상동맥 혈관벽의 경련을 일으켜 심장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의 돌연사와 관련이 깊다.

⑥ 혈소판 응고를 일으켜 혈전을 형성한다.

⑦ 니코틴의 자율신경계 자극으로 혈장의 유리지방산과 초저밀도 리포단백질(VLDL;very low-density lipoprotein)을 증가시킨다. 동맥경화 예방효과가 있는 좋은 지단백인 고밀도 리포단백질(HDL;high-density lipoprotein)을 감소시킨다.

⑧ 흡연은 심실세동의 역치를 감소시켜 치명적 부정맥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⑨ 흡연이 심근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장애를 야기해 동맥경화적 협착과는 독립적으로 심근증을 일으킨다는 결과도 있다.

Q. 흡연이 심장병(심근경색, 협심증), 부정맥, 뇌졸중, 동맥경화 등의 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나?

A. 비흡연자에 비해 현재 흡연자는 콜레스테롤 수준에 관계없이 허혈성심질환에 걸릴 위험이 2.2배 높고 뇌졸중 위험은 1.6배 높다. 또 흡연이 이러한 질환에 주는 기여위험도를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허혈성 심질환은 41%, 뇌졸중은 26%가 흡연에 의해 발생됐다. 이는 곧 금연을 할 경우 예방이 가능한 정도를 의미한다.

특히 흡연량과 심장병 위험도는 비례하며 50세 이하에서 그 위험도가 높다. 여성에 있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도는 남성과 유사하며 흡연여성의 심근경색증 비교위험도는 비흡연자나 금연자에 비해 3배다. 하루에 25개비 이상 흡연여성은 치명적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도는 5.5배, 비치명적 관상동맥질환 위험도가 5.8배, 협심증의 위험도는 2.6배이며 하루 1~4개비 정도의 흡연도 관상동맥질환의 위험도를 2배 증가시킨다.

Q. 금연하면 위험도는 얼마나 빨리 어떻게 감소하나?

A. 심장 및 순환기계통의 가벼운 손상은 금연 후 몇 시간 내에 정상화되기도 하지만 이미 심화된 동맥경화증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는 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심장질환의 경우 1년 후면 흡연자에 비해 위험이 반으로 감소하고 15년 후면 담배를 피워 본 경험이 없는 사람과 같은 수준이 된다.

Q. 흡연 시 몸에 해로운 물질은 어떤 것들이 있나?

A. 담배연기 속에는 약 4000여종이나 되는 많은 발암물질과 독성화학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Dube and Green, 1982)으며 A급 발암물질은 20여종에 이른다. 이 중 흡연 시 건강에 가장 해로운 물질은 타르·일산화탄소(CO)· 니코틴 등 3가지 성분이라 할 수 있다.

타르는 일반적으로 담배진이라고 부르는 독한 물질로 수천 종의 독성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담배가 우리 건강에 주는 해독의 대부분은 바로 이 타르 속에 들어 있는 각종 독성물질과 발암물질에 의한 것으로 약 20여종의 A급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일산화탄소는 혈액의 산소운반능력을 감퇴시켜 만성저산소증을 일으켜 신진대사에 장애를 주고 조기노화현상을 일으킨다. 니코틴은 담배의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성 물질로 담배 한 개비에는 10mg 정도의 니코틴이 들어있으며 이 중 흡수되는 니코틴 양은 1mg 정도지만 흡연 양상에 따라 3mg을 넘을 수도 있다.

니코틴은 빠르게 동맥 내 혈류 속으로 흐르면서 심장을 거쳐 뇌로 운반되는데 담배를 피운 후 니코틴이 뇌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초 정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창연 기자 chyjo@kmib.co.kr

< 도움말 :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박창규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