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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스포츠와 관절 부상 ....

써미트 2009. 5. 12. 10:57

[헬스] 스포츠와 관절 부상

기사입력 2009-05-12 09:57 기사원문보기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오른쪽)이 관절경을 이용해 무릎수술을 하고 있다. photo 김영훈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STOP! 운동 중 관절통은 ‘일단 멈추라’는 신호

#1. 건강을 위해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40대 직장인 A씨는 얼마 전부터 무릎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2~3일가량 쉬면 통증이 잦아들었지만, 쉬는 날 산에 오르기만 하면 어김없이 내려올 때 통증을 느껴야 했다. 주말산행은 A씨의 유일한 취미. A씨는 산행을 포기해야 할지, 계속해도 되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2. 올 가을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50대 초반 B씨는 최근 시큰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달릴 때는 잘 모르지만, 달리기를 멈추고 걸을 때면 무릎이 앞으로 꺾이는 듯한 느낌과 함께 통증이 엄습한다는 것이다. 중학생 막내에게 ‘마라톤 완주’를 약속한 B씨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3. C씨는 학창시절 운동을 즐겼던 스포츠 매니아. 매년 직장인 축구대회가 열릴 때면 어김없이 출전해 화려한 테크닉을 선보였던 그였다. 하지만 지금 C씨는 공을 차지 못한다. 드리블을 하다 넘어져 무릎 인대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C씨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옛날 생각만 하고 과격하게 몸을 움직인 탓인 것 같다”며 후회했다.

건강 열풍을 타고 스포츠·레저 인구가 늘어나면서 무릎·어깨·허리 등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부상을 막을 수 있을지, 통증이 느껴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스포츠를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운동을 하다가 관절 통증을 느끼는 분들은 대부분 평소 운동을 게을리 하다가 주말이나 쉬는 날 다소 무리하게 운동을 한 경우입니다.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은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신호입니다. 이런 경우엔 운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스포츠의학 전문 클리닉 ‘바른세상병원’의 서동원(46) 원장은 “중년이 되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뛰지 말고 평지를 걷거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먼저 근력을 키운 뒤, 산을 오르거나 달리기를 해야 안전하다”는 것이다.

“관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입니다. 관절은 톱니바퀴처럼 서로 균형있게 맞물려 움직이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거나 어느 한쪽에 지속적으로 무게가 가해져 안정이 깨지면 연골이 손상돼 관절염이 발생하게 됩니다.”

축구국가대표팀 의무분과위원이자 축구 매니아로서 박주영·김승용·최성국·이근호 등 축구선수들과 김재현·박재홍·박경환 등 야구선수들, 농구선수 김주성·하승진, 배구선수 한송이 등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치료한 서 원장은 “반대의 경우도 있다”며 말을 이었다.

“관절을 사용하지 않아도 문제가 생깁니다. 관절은 뼈와 연골, 그리고 연골판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리 몸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까닭은 연골 표면에 자동차 윤활유같이 미끄러운 관절액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골이 손상되면 정상적인 관절액을 내뿜지 못하고 물을 뿜어내게 됩니다. 환자의 관절에 물이 차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연골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산소와 포도당을 잘 공급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운동량이 떨어지면 관절이 굳어지고, 그렇게 되면 산소와 포도당 공급이 떨어져 연골 표면에 변형이 일어납니다. 그럴 경우에도 관절염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관절을 적절하게 움직여 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운동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서 원장은 이런 운동으로 수영, 걷기, 자전거타기를 꼽았다. “5㎞의 거리를 1시간 동안 걷는 것과, 30분간 뛰는 것은 운동량 측면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단지 걷는 것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죠. 따라서 건강을 위해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달리기보다 걷기를 권합니다. 자전거와 수영도 관절에 대단히 좋은 운동입니다.

하지만 축구·농구·탁구·배드민턴처럼 정해진 공간 안에서 급격하게 몸의 방향을 틀어야 하는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40대 이상의 나이에,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인 이른 아침에 이런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또한 100㎞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 경기처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이런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잘 훈련된 선수가 아니면 몸을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서 원장은 “골프의 경우에도 무리한 스윙만 하지 않는다면 관절을 해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골프 자체는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골반을 고정시킨 채 허리만 돌리는 식으로 스윙을 하면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

고려대·하버드대 출신 스포츠의학 전문의

재활의학과와 정형외과 자격증 동시 가져


서동원 원장은 두 가지의 전문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82학번인 그는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획득한 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재활의학과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1997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하버드 의대(Harvard Medical School)에서  ‘스포츠 의학’ 연구 의사(Research Fellow) 과정을 마쳤다.

평탄하던 그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 것은 하버드 의대였다. “스포츠 의학은 재활의학뿐만 아니라 정형외과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만 공부해서는 결코 전문가가 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서 원장은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귀국 후 모교인 고려대학교 정형외과 레지던트 시험에 응시했다. 그런 그를 주변에선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모두 미쳤다고 했습니다. 그때 저를 이해해주고 힘을 실어줬던 사람이 아내입니다. 아내가 ‘이왕 결심을 했으면 확실하게 하라’며 저를 격려해 줬습니다.”

서 원장은 정형외과 전문의 자격증을 딴 뒤 신촌 세브란스병원·울산병원 등에서 진료를 하다 2004년 분당에 ‘바른세상병원’을 차렸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의료비가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 병원에선 특진비니 뭐니 해서 의료비를 부풀리거나, 수술하지 않아도 될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그런 것을 일절 거부합니다. 병원 이름을 ‘바른세상’이라 붙인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저희 병원의 치료비는 깜짝 놀랄 정도로 쌉니다. 하지만 실력은 최정상이라고 자부합니다. 각 분야 최고로 꼽히는 7명의 전문의들이 대학병원과 동일한 장비를 갖추고 환자를 교차적으로 진료, 가급적 수술을 하지 않고 환자의 관절을 살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이 2004년 설립 이후 약 5만명의 환자를 진료한 관절·척추·스포츠 손상 전문병원으로 성장한 배경엔 이같은 노력이 있다고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