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등반 이후 김재수는 고미영의 파트너로 마나슬루, 마칼루, 캉첸중가, 다울라기리를 연이어 등정하며 14좌 완등을 향해 나아갔다. 무리한 등반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예상보다 빠른 진행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등반은 7월 11일 낭가파르밧 등정 후 고미영씨가 추락사하며 멈춰 서게 됐다. “14좌 등반을 마친 다음 더 크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산악인을 이렇게 빨리 잃어 너무 가슴 아픕니다. 올해 8,000m급 6개 봉 등정에 도전한 것은 고미영씨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녀의 능력으로 봤을 때 충분히 가능했던 목표였습니다.”
고미영이 실종된 뒤 김재수 대장이 통곡하며 우는 장면이 TV 화면을 통해 방영됐다. 8천 미터 고봉 10개를 함께 오른 절친한 동료를 잃은 슬픔이 그대로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헌데 그 이후 한 언론에서 고미영의 가족이 공개한 메모 형식의 편지를 근거로 두 사람이 연인 사이인 양 보도했고, 온 언론이 그 기사를 받아 재생산했다. 그러나 김재수씨는 이는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남녀가 2년 6개월 간 등반을 같이 했으니 그런 소문이 안 나면 이상한 겁니다. 그래서 더욱 신경을 썼고, 여섯 살 아래인 후배에게 깍듯이 존대하며 거리를 뒀습니다. 고소캠프에서는 어쩔 수 없었지만, 베이스에서는 멀리 떨어져서 텐트를 쳤을 정도로 조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