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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발가락이 찌릿찌릿…‘통풍’ 조심하세요~

써미트 2009. 10. 5. 11:20

엄지발가락이 찌릿찌릿…‘통풍’ 조심하세요~

새벽에 갑자기 엄지발가락이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을 느껴본 중년 남성이라면 통풍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며칠이 지나면 아픔이 사라졌다가 음주나 과식을 한 후 또는 심한 운동을 하면 재발하는 고질병이다. 한동안 증상이 사라진다고 이를 방치하면 류머티스 관절염처럼 관절의 변형도 올 수 있다. 요산 결정이 신장이나 요로에 침착해 신장염이나 요로결석으로 발전할 위험도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통풍’의 진료 환자 수는 연평균 13%씩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성인 남성이라면 누구에게나 노출돼 있지만 일반인들에겐 여전히 낯선 게 사실이다. 특히 통풍은 식습관과 음주 등과 관련이 있는 만큼 기름진 음식이 당기고 왠지 심란해 술이 그리워지는 가을, 더 주의가 요망된다.

▶남자에게 통풍 많은 이유는=통풍은 우리 몸의 세포가 죽으면 나오는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요산을 만들어내면서 발생한다.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혈액 중 요산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아 바늘 모양의 요산 결정이 관절과 신장에 쌓이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30~50대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4~9배는 많이 발생한다. 신재환 현대유비스병원 진료부원장은 “50대 이상의 중년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통풍성 관절염은 30~40대의 비교적 젊은 남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며 “근육에는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의 원료가 되는 핵산이 많은데, 남성이 여성보다 근육이 크고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서구식 식생활과 음주ㆍ비만 등으로 30대 이하의 젊은 남성들도 통풍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요산은 체내에서 생성되기도 하지만 육류 같은 고단백식품에 특히 많이 들어 있다.

이상원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환자의 약 10%는 요산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원인이고, 나머지 90%는 요산 배설 장애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의 경우 핵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의 섭취가 주된 이유다. 붉은 살 육류나 해산물을 주로 섭취하는 경우 통풍의 발생이 40%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이나 과도한 운동ㆍ과음도 요산의 농도를 올리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후자는 신장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고, 고혈압, 갑상샘 이상, 임신중독증 등에서도 요산의 배설이 줄어든다.

▶찜질은 금물, 술을 마셔야 한다면 맥주보다 소주=진단 후 통풍이란 것이 밝혀졌다면 약물 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통증 초기엔 요산강하제를 복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장기 복용하면 신장결석 같은 합병증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통풍의 급성 발작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콜키친, 부신피질 호르몬 등이 활용된다. 복용 후 2~3일 내에 통증이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장기간 반복된 통풍 발작의 경우엔 효과가 늦게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면 아픈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베개 등으로 아픈 부위를 받쳐서 압력을 줄여준다. 그러나 차갑든, 뜨겁든 통증 부위에 찜질은 금물이다. 냉찜질은 관절 내에 쌓이는 요산의 양을 증가시키고, 온찜질은 염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음식을 섭취할 때는 요산의 농도를 올리는 동물의 뇌와 간ㆍ췌장ㆍ콩팥 등 내장과 정어리ㆍ멸치ㆍ청어ㆍ고등어 등과 같은 생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과일이나 곡류는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없고, 계란ㆍ치즈 등도 퓨린 함량이 적어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 매일 최소한 10컵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도 요산이나 요산 결정이 몸에서 나가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술은 피하는 것이 좋지만, 꼭 마셔야 한다면 맥주나 와인보다는 소주나 위스키처럼 알코올 도수가 높은 쪽이 되레 낫다. 맥주는 통풍의 원인인 요산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요산의 배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