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다보면 쉴 새없이 울리는 휴대폰을 받느라 플레이를 지연시키고 동반자들을 짜증나게 하는 ‘꼴불견 골퍼’들을 종종 보게 된다. 국내 남녀 프로골프 대회장에서도 벨소리나 큰 소리로 통화해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진상 갤러리’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때문에 눈쌀을 찌푸렸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코스에서 꼭 휴대폰을 써야하는지, 또 반드시 통화를 꼭 해야할 만큼 바쁜 일이 있는 사람이 골프를 칠 시간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최근에는 PGA나 LPGA투어에서도 휴대폰을 캐디백에 넣어 다니며 경기하는 선수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미국의 권위있는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회원제 골프장에서 휴대폰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한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퍼블릭 골프장은 몰라도, 회원제 골프장에서의 행동수칙 중 몇 가지는 개정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 코스나 클럽하우스에서도 휴대폰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엄격한 골프장의 경우 주차장내 차 안에서만 통화를 허용한다’며 골프장을 찾은 골퍼들과 동반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휴대폰 사용을 막자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휴대폰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나 문제점 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득이하게 휴대폰을 사용해야할 만큼 시간에 쫓기는 사람이라면 골프장에 오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네티즌을 대상으로 ‘코스에서 휴대폰이나 PDA사용을 허용해야하는가’라는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응답자의 33.1%는 ‘절대 허용해선 안된다’며 다이제스트의 주장에 동의했지만, 가장 많은 55.1%의 응답자들은 ‘동반자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는 사용해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 피해를 주는 행위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불가피하게 휴대폰을 써야할 상황도 있다는 전제가 깔린 대답이다.
두번째로 금지되어야할 행동으로 라운드 중 클럽을 집어던지는 행위를 지적했다. 이는 자신의 스코어에만 집착해, 함께 라운드하는 동반자들에 대한 배려와 기본적인 매너를 상실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청바지 착용, 주차장에서 신발 갈아신기, 실내에 들어가거나 식당에 앉을 때 모자를 쓰고 있는 것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m.com ※ 헤럴드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