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전(위험한, Hazardous)한 요인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등산 인구가 늘어날수록 등산 행위 도중에 크고 작은 사고도 비례하여 늘어난다. 등산 사고란 산을 오르내리는 도중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다. 크고 작은 사고로 인해 물질적 피해뿐만이 아니라 목숨을 잃은 피해가 발생하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까움과 슬픔에 처하게 한다.
산에서의 불상사(不祥事)를 예방하기 위하여, 산악인들은 '훈련'이나 '교육'을 한다. 그러나 자연 환경 특히, 험한 산악지역에서의 다양한 '불안요인'에 대비한 완벽한 '훈련'이나 '교육'은 불가능한 것이다. 훈련이나 교육을 충실히 하였다고 하여도 모험적인 등산의 행위를 추구하는 "산악인"들은 사고(죽음에까지 이르는 사고는 아니라 할지라도)를 예상하면서도 위험에 도전하는 "행위의 가치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산악인들은 행위의 위험을 인정하고 그 책임을 스스로 감수하는 것이다.
산악사고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하여 심각한 사고가 되기 쉽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매년 수 천 건의 부상 사고와 100명을 넘나드는 사람들이 산에서 생명을 잃고 있다. 가족과 본인,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 취미 활동이기 때문에 사망 사고의 경우 직장이나 사회로부터 위로의 보상도 없다. 전문등반(암벽등반, 빙벽등반, 고산등반 등)의 경우 보험에 가입하기도 어렵다. 가입이 거부되거나 보험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사망 사고 후 남겨진 가족들만 망연자실 할 뿐이다.
그렇다고 위험한 행동을 하지 말라든지, 위험한 곳을 출입(행위의 가치관 추구를 위한 출입) 금지해 버린다던지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어려움에 도전하고 불확실성에 대한 모험 정신은 인류 문명의 근본이다. 그러므로 산악인들은 사고 예방에 관한 스스로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망에 이르는 사고의 원인(잘 드러나지 않는 진짜 원인)을 잘 살피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교육이 보다 과학적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훈련이나 교육 시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 것인지 연구하고 실천해야한다. 이러한 일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 예산을 지원 받는 산악단체들이 앞장서고 각 등산 교육기관들이 나서야 한다. 미국의 보험회사 관리자였던 하인리히(Heinrich)는 1 : 29 : 300 으로 알려진 ‘하인리히의 법칙’을 언급하였다. 그것은 하나의 사고(accident)가 일어난 경우, 그 배경에는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던 29개의 '사건'(incident)이 있으며, 다시 그 뒤에는 사건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300건의 '불규칙'(irregularity)이 있다는 것이다. 불규칙 뒤에는 다시 수천에 달하는 '불안요인'이 있을 것이다.
북한산 경찰구조대에 의하면 북한산의 경우 사고원인 1순위는 '음주'라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산 산 위에서 술을 팔지 않도록 하고, 각 등산교육 기관에서는 음주가 등산활동 시 운동생리학적으로 우리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교육과정에 편입시켜야 한다. 등산로 입구에 등산사고 원인 1순위는 "음주" 임을 분명히 홍보하여야 한다. 이것은 하나의 예를 든 것이다.
정부 지원 단체나 각 등산 교육기관들은 '등반기술 우선'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등반기술도 사고예방에 기여하고, 참가자의 욕구에 부응한 교육과정 이겠지만, 소위 등산안전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응급처치나 구조기술 교육에 치중되어 있다. 사고 후의 처치도 중요하지만 예방교육이 우선이다. 예방교육도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여 그 원인을 제거하거나 회피하는 교육을 실시해야만 한다. 교육이란 등산학교만 아니라 다중을 대상으로 홍보나 계몽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즐거워야 할 산행(山行)길이 사망(死亡)길이 되는 것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가 증가하는 것을 막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 그 방법을 찿는 일은 위험을 선택한 산악인들 스스로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