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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첫 한국인 총장 탄생

써미트 2009. 3. 3. 17:48

아이비리그 첫 한국인 총장 탄생

기사입력 2009-03-03 08:31 |최종수정2009-03-03 08:40 기사원문보기
美 동부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에 최초로 한국인 총장이 탄생했다.

다트머스 대학(Dartmouth College) 재단 이사회는 2일(현지시간) 김용(49ㆍ미국명 Jim Yong Kim) 하버드 의대 국제보건ㆍ사회의학과장을 제17대 총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하버드, 예일, 다트머스, 프린스턴, 컬럼비아, 코넬, 브라운, 펜실베이이아 등 동부 8개 명문 사립대를 뜻하는 아이비리그에서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계가 총장에 선임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뉴햄프셔주 하노버에 위치한 다트머스 대학은 전통적으로 학부가 강한 대학으로 4개 학부와 16개 석사과정이 있는 문리과 대학, 1797년 설립된 의과대학, 1867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공학전문대학, 1900년 설립된 세계최초의 경영대학원인 아모스 턱 경영대학원으로 구성돼 있다.

김 신임총장은 올해 7월부터 제임스 라이트 현 총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240년 역사(1769년 설립)의 다트머스 대를 이끌게 된다. 김 신임 총장은 발표문을 통해 “총장을 맡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면서 “다트머스 대를 세계적인 교육기관으로 만든 라이트 총장과 전임자들의 업적에 부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학생들과 교직원 모임에서 김 신임총장의 선임을 발표한 다트머스 대 에드 핼드먼 재단이사장은 “김 신임 총장은 다트머스대의 사명 중 핵심인 배움과 혁신, 봉사에서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김 신임총장은 1959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난 뒤 5살 때 아시아 출신 가정이 단 두 가족에 불과했던 아이오와 주 머스커틴으로 이민을 온 후 브라운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에서 의학과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 의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특히 김 신임총장은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을 맡는 등 에이즈와 결핵 등 인류의 질병 퇴치를 위해 헌신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6년 타임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고 2005년에는 US 뉴스앤월드리포트에 의해 ‘미국의 최고 지도자 25인’에 뽑히기도 했다. 타임지는 당시 김 박사가 남미에서 약품내성이 있는 결핵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WHO 에이즈국장으로 감염성 질환 근절에도 앞장섰다면서 현시대에 위대한 사상을 제공한 ‘과학자와 사상가’ 분야의 유력인사로 그를 소개했다. 또한 김 박사가 공동으로 만든 비영리의료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 활동을 통해 의약품 가격 인하 운동을 펼쳐 36개국에서 결실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박사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에이즈 조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고 지난 1월 31일 보도했다.

김 신임총장의 가족으로는 보스턴 아동병원 소아과의사인 부인과 8살 및 지난달 27일 태어난 2명의 아들이 있다. 그는 야구와 배구, 테니스, 골프 등 운동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 현 총장은 “다트머스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며 “혁신적이고 열정적이며 국제적 안목을 갖춘 신임 김 총장이 새로운 시대에 대학을 이끌게 됐다는 점이 대학으로서 매우 행운”이라고 김 총장의 선임을 축하했다.

다스머스대는 11년간 재임한 라이트 현 총장이 작년 봄에 2009년 6월에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신임 총장 선임 작업에 나섰고, 14명으로 구성된 총장선임위원회를 작년 6월에 구성해 400명의 후보자를 리스트에 올려놓고 총장 선임 작업을 진행해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